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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장애인권리보장법과 함께 장애인학대처벌특례법 제정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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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조회 9회   작성일 26-03-24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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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권리보장법과 함께 장애인학대처벌특례법 제정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지난 313,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장애인의 삶과 직결된 중요한 법안 3건이 통과되었다. 특히 이번에 통과한 장애인권리보장법은 김예지서미화최보윤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을 바탕으로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마련한 대안이며, 장애계가 10년간 투쟁하며 요구해 온 숙원 과제이다. 기존 장애인 권리가 장애인복지법을 중심으로 복지 중심, 시혜적 접근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유엔 장애인권리협약(CRPD)를 반영한 권리 중심 법체계로의 전환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노력이라는 표현에 그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책무, 여전히 국무총리 소속인 장애인정책위원회의 위상 등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이번 장애인권리보장법의 통과는 장애 인권의 진전을 이루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같은 날 통과된 서미화 의원이 대표발의한 장애인복지법 개정안은 장애인 학대 의심 사례를 인지한 신고의무자가 신고를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과태료를 최대 1,000만 원까지 부과하도록 상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장애인 학대 신고 의무의 실효성을 강화하고, 장애인 학대의 조기 발견과 신속한 대응을 촉진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입법적 진전에도 불구하고, 현행 법체계만으로는 장애인 학대 문제에 대한 실효적이고 종합적인 대응이 어렵다. 장애인권리보장법은 기본법으로서 장애인 학대의 예방, 조사, 처벌, 피해자 보호에 이르는 구체적인 대응체계를 담기에는 구조적인 제약이 있다. 또한 장애인복지법은 본질적으로 복지서비스 제공과 지원체계를 중심으로 설계된 법률로, 장애인 학대에 대한 처벌과 사법적 대응, 피해자 권리 보장까지 포괄하기에 큰 한계를 지닌다. 이번 개정안 역시 신고의무자 과태료 상향을 통해 일부 보완이 이루어졌으나, 개정안만으로는 이미 구조화된 학대 현실을 바꿀 수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장애인 학대는 다양한 형태로 발생하고 있다. 시설에서의 장기적인 인권침해, 가족 내 정서적신체적 폭력, 디지털 매체를 기반으로 한 착취와 학대 등 유형이 다양하고 치밀해지고 있으며, 특히 폐쇄적인 장애인 거주시설에 있는 장애인의 경우 학대가 장기간 지속되는 경향이 강하다. 최근 이른바 2의 도가니 사건으로 불리며 사회에 큰 충격을 준 인천 색동원 사건 역시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장기간에 걸친 학대와 인권침해가 외부에 제대로 드러나지 못한 채 지속되었고, 이후 대응 과정에서도 피해자 보호와 사건 처리 대응이 미비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이는 개별 사건을 넘어 현행 제도가 폐쇄적 환경에서 발생하는 학대를 조기에 발견하고 효과적으로 개입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더 심각한 것은 학대의 형태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온라인 플랫폼과 인공지능 기술의 확산 속에서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착취는 더욱 교묘해지고 있다. 실시간 방송과 영상 콘텐츠를 통해 장애인을 조롱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 디지털 공간에서의 괴롭힘과 혐오, 개인정보 및 영상 무단 활용 등 이른바 디지털 학대는 이미 현실이 되었지만, 이를 제대로 규제할 법적 장치는 부재하다. 그 결과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미약하고 피해자는 방치된 채 2차 피해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처럼 기존 장애인 학대 범죄 유형과 새로운 유형의 학대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장애인권리보장법과 장애인복지법만으로는 이러한 복합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에 통합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우며, 사건 발생 이후의 대응과 처벌 역시 미흡한 수준이다. 현 법체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장애인 학대를 독립된 법적 영역으로 규정하고, 예방부터 조사, 처벌, 피해자 보호까지 전 과정을 포괄하는 장애인학대처벌특례법 제정이 필수적이다. 단순히 처벌을 강화하는 차원을 넘어 장애인 학대를 사회구조적 인권침해로 인식하고 국가의 적극적 개입과 책임을 제도화해야 한다.

 

2024년 김예지 의원이 대표발의한 장애인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안이 여전히 소관 법사위원회에 계류되어 있는 현실은 정부와 국회가 장애인 학대 범죄를 뿌리 뽑기 위한 입법적 의지가 충분한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국회는 장애인권리보장법을 통과에 그치지 말고, 계류 중인 장애인학대처벌특례법을 조속히 논의하고 처리하여 기존 장애인 학대 범죄를 근절하고 새로운 유형의 학대에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장애인 권리는 선언만으로는 보장되지 않는다. 구체적인 제도를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다. 국회와 정부는 사각지대에 방치된 장애인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책임 있는 조치를 즉각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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